Home > 자료마당 > 문서자료실  
 
 
제목   정당한 이유없는 단체교섭 거부는 부당노동행위이다
작성일자   2007-04-09 오후 3:21:35 조회수 :   3445
 

정당한 이유없이 단체협약체결 기타의 단체교섭을 거부하거나 해태하는 행위는 부당노동행위이다
☞ 공포 : 2002-12-18 2002헌바12
☞ 사건이름 :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3호 위헌소원
☞ 원심판결 :


판시사항

사용자로 하여금 ‘노동조합의 대표자 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자와의 단체협약체결 기타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하는 행위’를 금지하도록 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3호(‘이 사건 조항’)가 계약의 자유, 기업활동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재판요지

이 사건 조항은 헌법상 보장된 단체교섭권을 실효성 있게 하기 위한 것으로서 정당한 입법목적을 가지고 있다. 입법자는 이 사건 조항으로써 사용자에게 성실한 태도로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에 임하도록 하는 수단을 택했다고 볼 것인데, 이는 위와 같은 입법목적의 달성에 적합한 것이다.

한편 이 사건 조항은 사용자로 하여금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은 아니며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하지 말 것을 규정한 것일 뿐이고, 어차피 노사간에는 단체협약을 체결할 의무가 헌법에 의하여 주어져 있는 것이므로, 이 사건 조항이 기본권 제한에 있어서 최소침해성의 원칙에 위배된 것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

나아가 이 사건 조항은 노동관계 당사자가 대립의 관계로 나아가지 않고 대등한 교섭주체의 관계로서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게 함으로써 근로자의 이익과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고 헌법상의 근로3권 보장 취지를 구현한다는 공익을 위한 것인데 비해, 이로 인해 제한되는 사용자의 자유는, 단지 정당한 이유 없는 불성실한 단체교섭 내지 단체협약체결의 거부 금지라는 합리적으로 제한된 범위 내의 기본권 제한에 그치고 있으므로, 법익간의 균형성이 침해된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 사건 조항이 비례의 원칙에 위배하여 청구인의 계약의 자유, 기업활동의 자유 등을 침해한 것이라 볼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조항은 사용자만의 단체협약체결 기타의 단체교섭 거부 혹은 해태를 금지하고 있지만, 이는 헌법이 근로자에게 단체교섭권 등 근로3권을 보장하고 있고, 그러한 권리가 사용자의 불성실한 단체교섭 태도로 인하여 약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므로, 그 차별이 자의적인 것이라거나 비합리적인 것이라 단정할 수 없다.

재판관 김영일의 별개의견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제81조 제3호와 이 조항에 위반한 경우를 처벌하는 동법 제90조 중 ‘제81조 제3호의 규정에 위반한 자’ 부분(이하 ‘처벌조항’: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형) 모두로 봄이 마땅하고, 그럴 경우에도 처벌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

어떤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이에 대하여 어떠한 형벌을 과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원칙적으로 입법자가 보호법익, 범죄예방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할 입법정책 사항으로서 광범위한 입법재량이 인정되어야 할 분야이다. 처벌조항은 헌법상 보장된 단체교섭권이 사용자의 정당한 이유 없는 단체교섭을 거부하거나 그 해태로 인하여 유명무실해질 것을 막기 위하여 입법자가 채택한 수단이라고 볼 것이다.

물론 이 사건 조항의 실효성을 위해서 노동위원회의 구제절차가 마련되어 있으나, 입법자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그러한 처벌조항이 필요하다고 인식한 것인데, 그러한 인식이 입법재량의 범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재판관 주선회의 별개의견

이 사건 조항은 사용자로 하여금 단체교섭의 거부나 해태와 같은 특정 행위를 금지하고 있을 뿐이며 그 위반시의 처벌조항은 따로 있다. 청구인이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다면 이 사건 조항을 다툴 이유가 없는 것이며, 처벌조항은 이 사건 조항과 필연적 연관관계에 있으므로 청구인이 착오로 이를 심판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하더라도 헌법재판소가 직권으로 이를 심판대상에 포함시켜야 마땅하며, 나아가 이러한 처벌조항은 헌법에 위반된다.

일반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금지할 것인지 어떠한 처벌을 가할 것인지는 입법부의 재량에 속한다. 그러나 범죄화는 개인의 자유에 중대한 제한을 가져오므로 형벌의 도입은 중대한 사회적 유해행위에 대하여 법익을 보호하기 위한 다른 제재수단이 존재하지 않거나 실효성이 없는 경우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조항의 준수를 확보하기 위하여 형사처벌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 볼 수 없고, 이미 다른 의무이행 확보수단이 마련되어 있다.

즉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로 인하여 권리를 침해당한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은 노동위원회에 그 구제를 신청할 수 있고(동법 제82조 등), 확정되지 않은 구제명령도 그 효력이 담보될 수 있는 방법이 있고, 한편 확정된 구제명령을 위반한 자에 대해서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였다. 따라서 이와 별도로 형사처벌조항이 필요하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처벌조항은 확정된 구제명령에 위반한 경우의 위 처벌규정과 중복적인 것이 될 수 있어 이중처벌금지 원칙에 저촉될 우려가 있다.
단체교섭이나 단체협약체결은 사용자와 근로자간의 자율적 관계에 관한 문제이며, 단체교섭권을 부여한 헌법의 과제는 근로자에게 근로3권이란 법적 권리를 부여함으로써 일차적으로 달성될 수 있고, 노사관계의 특수성에 기인한 행정적 구제제도 내지 행정질서벌과 같은 구제수단을 통하여 대응할 수 있지만, 형벌적인 제재방법까지 동원하여 노사관계의 한쪽 당사자인 사용자만을 대상으로 형사처벌까지 하는 것은 부적절한 것이다.

또한 ‘단체협약체결 기타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하는 행위’라는 구성요건은 형사처벌의 구성요건으로서는 매우 애매하고 추상적이다.



당사자

[청구인] 권 ○ 섭
대리인 변호사 이 정 일
[당해사건] 울산지방법원 2000노130 근로기준법위반 등



주문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1997. 3. 13. 법률 제5310호) 제81조 제3호는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청구인은 ○○화학공업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인바, 이 회사가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생산품목별 4개의 독립회사 근로자들에게 임금과 퇴직금을 제때에 지급하지 않고, 정당한 이유 없이 노사협의회를 개최하지 않고, 1997. 1. 1.부터 1999. 1. 20.까지 정당한 이유 없이 단체교섭을 거부하였다는 등의 사유로 기소되어, 2000. 2. 8. 울산지방법원에서 벌금 10,000,000원을 선고받고{99고단226,1467(병합)} 항소한 뒤(당해사건), 근로기준법 제42조, 제36조, 회사정리법 제208조 제10호,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3호에 대하여 위헌제청신청을 하였으나(2001초1980,1981), 회사정리법 부분은 각하되고, 나머지 조항들에 대해서는 각 기각되었다.
청구인은 2002. 1. 31.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3호가 헌법에 위반된다며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에서 청구인은 위헌제청신청을 했던 법률조항들 중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1997. 3. 13. 법률 제5310호. 이하 “노조법”이라 한다) 제81조 제3호(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만 다투므로, 이 사건 조항의 위헌 여부가 심판의 대상이다.
이 사건 조항 및 관련 조항은 다음과 같다.
제81조 (부당노동행위) 사용자는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이하 “부당노동행위”라 한다)를 할 수 없다.
3. 노동조합의 대표자 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자와의 단체협약체결 기타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하는 행위
제82조 (구제신청) ①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로 인하여 그 권리를 침해당한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은 노동위원회에 그 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
②제1항의 규정에 의한 구제의 신청은 부당노동행위가 있은 날(계속하는 행위는 그 종료일)부터 3월이내에 이를 행하여야 한다.
제90조 (벌칙) 제44조 제2항, 제69조 제4항, 제77조 또는 제81조의 규정에 위반한 자는 2년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 청구인의 주장과 관계기관의 의견

가. 청구인의 주장

이 사건 조항은 사용자로 하여금 노사협의를 강제함으로써 사용자의 결사의 자유, 즉 집회?결사를 강요당하지 아니할 권리를 침해하며, 근로자를 과보호하는 것이어서 사용자의 평등권을 침해하고, 사용자로 하여금 의사소통을 강요하는 것이어서 사용자의 협상에 응하지 아니할 자유와 같은 기본적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 헌법상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할 권리가 있듯이 모든 국민은 불리한 협상을 강요당하지 아니할 권리가 있다.
사람을 만나서 의사를 주고받는 권리는 법률로 강제될 수 없고, 이로써 실속있는 대화를 강제할 수도 없으므로 실질적인 만남은 가능하지 아니하다. 협상에 응하고 응하지 아니하는 것은 법률로써 정할 수 없는 일이며, 협상장소를 먼저 정하고 그 장소에 출석하여야 한다는 것은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고,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근로자 개인에 대해서는 회사 사장이 만나지 아니할 권리가 있는데 노동조합 대표는 만나도록 강제하는 법은 공공복리를 위한 사용자의 기본권의 제한이 아니라 사용자를 근로자에게 종속되게 하는 불평등한 입법이다.
한편 다른 법인의 대리인(임직원을 말한다)과는 달리 법인의 대표만 법인의 범법 행위에 대해 형사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은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
또한 이 사건 조항 위반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함은 별론으로 하고 형사처벌을 하는 것은 위헌이다.

나. 법원의 위헌제청기각결정 이유

헌법이 근로자의 근로3권을 보장하는 취지는 원칙적으로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하는 시장경제의 원리를 경제의 기본질서로 채택하면서 노동관계당사자가 상반된 이해관계로 말미암아 계급적 대립, 적대의 관계로 나아가지 않고 활동과정에서 서로 기능을 나누어 가진 대등한 교섭주체의 관계로 발전하게 하여 그들로 하여금 때로는 대립?항쟁하고 때로는 교섭?타협의 조정과정을 거쳐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게 함으로써, 근로자의 이익과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는 사회복지국가 건설의 과제를 달성하고자 함에 있는 것이며, 이를 위하여 사용자에게 단체교섭에 성실하게 응할 의무 등을 부과한 것이고, 근로자에 대한 보호가 일반 사법 등의 규정만으로는 미흡한 점 등을 볼 때 이 사건 조항이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거나 비례성의 원칙을 위반하여 과도하게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이 사건 조항 등이 청구인의 재산권, 행복추구권, 집회?결사의 자유와는 실질적인 관련이 없으므로, 위 규정들이 이들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도 없다.

다. 울산지방검찰청검사장의 의견

근로3권에 대한 존중은 국가의 의무일 뿐만 아니라 그 객관적 가치질서로의 기능 때문에 일반국민들 특히 사용자도 이를 존중할 의무가 있다.
청구인은 사용자가 누구를 만나 무슨 대화를 하든지 이는 법으로 강요할 수 없는 것이므로 이는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나, 노조법에서도 사용자에게 노조의 교섭요구에 응해 성실하게 교섭할 것을 규정하고 있을 뿐이므로 노동조합과의 단체교섭에 응하도록 강제한 것만 가지고는 사용자의 행복추구권이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중대하게 침해하였다고 하기 어렵다.
또한 청구인은 이 사건 조항이 평등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나, 사용자와 노동조합의 관계는 역할과 기능, 사회적 지위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합리적인 차별은 가능하다고 할 것이며, 특히 사용자는 실질적으로도 근로자의 근로3권을 가장 직접적으로 침해할 지위에 있음이 사실인 이상 사용자에게 노동조합의 단체교섭 요구에 응하도록 강제한다고 하여 이를 두고 사용자를 노동조합과 비교하여 차별대우하는 것이라 하기 어렵다.
또한 청구인은 이 사건 조항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하나, 노조법의 입법목적, 사용자가 단체교섭을 거부한다면 현행 노조법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단체협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없어 노사관계는 극한 대치관계에 빠지게 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조항이 사용자의 표현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

라. 노동부장관의 의견

사용자의 정당한 이유 없는 단체교섭의 거부?해태를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하고 있는 취지는 노동3권의 중핵적 권리인 단체교섭권은 노동조합과 사용자라는 양 집단간의 집단적 계약이라 할 수 있는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행위로서 반드시 사용자의 참여가 필수적인데 정당한 이유 없이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교섭요구를 거부하거나 해태한다면 단체교섭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지며 그 결과 헌법상의 단체교섭권은 공허한 권리로 전락하여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단체교섭권을 실효성 있는 기본권으로 보장하고자 동 규정을 두고 있는 것이다.
이 사건 조항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단체교섭응락의무가 부여되는바 이를 외형만으로 판단한다면 청구인이 주장하는 것과 같이 사용자의 계약의 자유(계약 개시의 자유, 상대방 선택의 자유, 계약내용 결정의 자유 등)를 비롯한 제반 권리가 침해되는 것으로 평가될 여지도 있다. 그러나 근로3권의 보장취지는 자본주의 사회의 발전에 따라 사회적?경제적 사실로서 형성된 “형해화된 계약의 자유” 나아가 “형해화된 사적 자치 질서”의 회복에 있는 것인데 만약 사용자에게 이와 같은 협약질서를 부인할 수 있는 권리(단체교섭에 나서지 않을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할 경우 이는 근로3권의 인정취지와는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헌법상 보장된 단체교섭권을 실효성 있게 보장하기 위해 근로자의 노력에 의해 이익을 향유하는 사용자에게 근로자들의 단체교섭 요구에 성실하게 응할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하는 이 사건 조항은 형벌의 목적과 기능에 비추어,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거나 비례성의 원칙을 위반하여 과도하게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3. 판단

이 사건 조항은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대표자측과 단체협약체결 기타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노조법 제81조는 부당노동행위라는 제목으로 사용자만을 대상으로 특정 행위들을 금지하고 있는데, 이 사건 조항은 그 중 하나이다. 이 사건 조항 위반시 사용자는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을 받을 수 있고(노조법 제82조 이하),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제90조).
이 사건 조항은 사용자로 하여금 단체협약체결 기타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사용자의 계약의 자유, 기업활동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 나아가 단체교섭을 거부하거나 해태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법률로써 단체교섭을 위한 ‘집회’에 참석하는 것을 강요하게 되는 측면이 있으므로, 이는 집회의 자유 중 “집회에 참가하지 않을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이 사건 조항은 단체교섭의 한 쪽 당사자인 사용자만 규율 대상으로 한다는 측면에서 차별적인 것이므로 평등권 침해 여부가 문제될 수 있다.
청구인은 그 밖에 결사의 자유, 표현의 자유, 행복추구권 등 기본권과 무죄추정의 원칙 등 헌법규정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나, 이들은 이 사건 조항과 직접 관련이 있는 것이라고 보여지지 아니한다.
이 사건 조항이 계약의 자유, 기업의 자유, 집회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인지를 살펴본다.
우선 헌법은 제33조 제1항에서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 조항은 단체교섭권을 실효성 있게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서 정당한 입법목적을 가지고 있다.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 과정에 대하여는 법률로 규율하지 않고 노사간에 자율적인 사항으로 남겨둘 수도 있으나, 사용자의 불성실한 태도에 따라서는 헌법상 명시적으로 보장된 단체교섭권이 유명무실해질 우려가 있는바, 입법자는 이 사건 조항의 마련을 통하여 사용자에게 보다 성실한 태도로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에 임하도록 하는 수단을 택했다고 볼 것인데, 이러한 수단은 사용자로 하여금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을 부당하게 거부하거나 해태하지 않도록 하는 일반예방적 효과를 지니는 것이라 볼 수 있으므로 그 입법목적의 달성에 적합한 것이다.
나아가 이 사건 조항은 헌법상의 근로3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하여 입법자가 시대적 상황을 종합하여 정책적으로 마련한 조항으로서, 그 내용이 사용자로 하여금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은 아니며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하지 말 것을 규정한 것일 뿐이고, 어차피 노사간에는 단체협약을 체결할 의무가 헌법에 의하여 주어져 있는 것이므로(헌법 제33조 제1항의 “단체교섭권”에는 “단체협약체결권”이 포함되어 있다. 헌재 1998. 2. 27. 94헌바13등, 판례집 10-1, 32, 42), 결국 이 사건 조항은 단지 그러한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도록 하는 의미를 지닐 뿐이며, 이로써 “노동관계를 공정하게 조정하여 노동쟁의를 예방?해결함으로써 산업평화의 유지와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하고자”(노조법 제1조)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조항이 기본권 제한에 있어서 최소침해성의 원칙에 위배된 것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
한편 이 사건 조항은, 노동관계 당사자가 상반된 이해관계로 말미암아 대립의 관계로 나아가지 않고 대등한 교섭주체의 관계로 발전하게 하여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게 함으로써 근로자의 이익과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고 헌법상의 근로3권 보장 취지를 구현한다는 공익을 위한 것인데 비해, 이 사건 조항으로 인하여 초래되는 사용자의 자유의 제한은, 단지 정당한 이유 없는 불성실한 단체교섭 내지 단체협약체결의 거부 금지라는 합리적으로 제한된 범위 내의 기본권 제한에 그치고 있으므로, 법익간의 균형성이 침해된 것이라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조항이 비례의 원칙에 위배하여 청구인의 계약의 자유, 기업활동의 자유,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 볼 수 없다.
한편 이 사건 조항은 사용자의 단체협약체결 기타의 단체교섭 거부 혹은 해태만을 금지하고 노동조합의 그러한 행위를 금지하지 않고 있지만, 이는 헌법이 근로자에게 단체교섭권 등 근로3권을 보장하고 있고, 그러한 권리가 사용자의 불성실한 단체교섭 태도로 인하여 약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으므로, 그 차별이 자의적인 것이라거나 비합리적인 것이라 단정할 수 없다.
한편 이 사건 조항 위반시 노조법 제90조는 형사처벌을 하도록 하고 있으나 이 조항 자체는 청구인이 위헌제청신청을 하였다거나 이 사건에서 적극적으로 심판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이 아니므로, 위 형사처벌 조항 자체의 위헌성에 관해서는 여기서 판단하지 아니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이 사건 조항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으므로 아래 5.와 같은 재판관 김영일의 별개의견과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주선회의 별개의견을 제외한 나머지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5. 재판관 김영일의 별개의견

나는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을 이 사건 조항과 이 사건 조항에 위반한 경우를 처벌하는 법 제90조 중 ‘제81조 제3호의 규정에 위반한 자’ 부분(이하 ‘처벌조항’이라 한다) 모두로 봄이 마땅하고, 그럴 경우에도 처벌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보므로 다음과 같이 별개의견을 밝히는 바이다.
청구인은 이 사건 조항에 대해서만 위헌제청신청을 하여 그 신청이 기각되자,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게 된 것이고, 처벌조항에 대해서는 위헌제청신청을 하거나 심판대상으로 삼지도 않았다.
그런데 청구인이 이 사건 심판청구를 하게 된 배경은 청구인이 정당한 이유없이 단체교섭을 거부하였다는 이유로 기소되어 재판에 계속 중, 그 재판의 전제가 되는 형벌법규, 특히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없이 거부하는 행위’라는 범죄의 구성요건 부분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데 있고, 청구인도 이러한 취지에서 회사의 경영자가 노동조합의 대표자와 만나는 것을 법으로 강제하고, 청구인의 행위로 인하여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에게 보상을 하게 할 수도 있는데, 징역형이나 벌금형을 부과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청구인이 명시적으로 심판의 대상으로 삼은 법률조항이 이 사건 조항에 한정된다고 하더라도, 구체적 규범통제로서 위헌심사의 대상이 되는 것은 당해 형사재판에 적용될 형벌법규의 위헌여부라 할 것이므로, 청구인의 청구이유가 이러한 형벌법규의 구성요건을 정한 이 사건 조항 부분이 명확성원칙이나 죄형법정주의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만을 한정하여 다투는 취지가 아닌 한, 이 사건에서 위헌여부가 가려져야 할 심판의 대상은 ‘사용자가 정당한 이유없이 단체교섭을 거부하는 행위를 금지한 것’이라는 부당노동행위의 한 유형으로서 사용자의 단체교섭 거부행위 그 자체가 아니라, ‘사용자의 단체교섭 거부행위에 대하여 형사처벌을 과하는 것’이라 볼 것이다.
만약 이와 같이 심판대상을 삼지 않는다면, 이 사건에서 심판의 대상이 되는 것은 ‘부당노동행위로 단체교섭을 거부하는 행위를 정한 것’의 위헌여부가 될 것인데, 이는 행정상의 구제에서부터 사법상의 구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적용영역을 가지고 있는 이 사건 조항을 형사처벌과 관련하여서만 문제가 되고 있는 이 사건에서 모두 판단하여야 하는 결과가 되어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조항의 각 적용영역마다 각기 나름대로의 위헌심사기준이 있다고 할 것인데, 그러한 적용영역에 따른 심사기준을 모두 고려하여 하나의 타당한 결론을 도출하는 것 자체가 가능한 일도 아니라고 할 것이다.
심판대상을 이 사건 조항만으로 한정하는 경우에 발생하는 문제점은 이 사건 조항이 위헌으로 판단되는 경우에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 사건 조항이 위헌이라면, 그 위헌결정의 범위는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는데, 먼저 부당노동행위로서 단체교섭을 거부하는 행위를 정한 것 그 자체가 위헌인 경우, 부당노동행위로 정한 것은 합헌인데 그 규정형식이 위헌인 경우, 그것도 모두 합헌인데 다만 이를 위반하였다고 하여 형사처벌을 과하는 것만이 위헌인 경우 등이 있을 수 있다. 이 사건은 마지막의 경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위헌결정의 대상은 처벌조항에 한정된다고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당해사건이 형사재판이고, 정당한 이유없이 단체교섭을 거부한 것에 대하여 형사제재를 가하는 것의 위헌여부가 쟁점인 이 사건에서 심판의 대상은 이 사건 조항과 처벌조항 모두라고 보아야 하는 것이다.
나아가 처벌조항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헌법에 반하는 것이라 할 수 없다.
어떤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이에 대하여 어떠한 형벌을 과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원칙적으로 입법자가 우리의 역사와 문화, 입법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국민일반의 가치관 내지 법감정, 범죄의 실태와 죄질 및 보호법익, 그리고 범죄예방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할 국가의 입법정책에 관한 사항으로서 광범위한 입법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가 인정되어야 할 분야이다(헌재 1995. 4. 20. 91헌바11, 판례집 7-1, 478, 487; 헌재 1998. 11. 26. 97헌바67, 판례집 10-2, 701, 711-712).
따라서, 처벌조항의 경우에도 현저하게 잘못된 것이 아닌 한, 입법재량을 넘어선 것이라 할 수는 없다.
처벌조항은 헌법상 보장된 단체교섭권이 사용자의 정당한 이유없는 단체교섭을 거부하거나 그 해태로 인하여 유명무실해질 것을 막기 위하여 입법자가 채택한 수단이라고 볼 것이다. 물론 이 사건 조항의 실효성을 위해서 노동위원회의 구제절차가 마련되어 있으나, 입법자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그러한 처벌조항이 필요하다고 인식한 것인데, 그러한 인식이 앞서 본 바와 같은 입법재량의 범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한편 처벌조항은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대표자 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자와의 단체협약체결 기타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것인데, 이러한 구성요건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기에 지나치게 모호하거나 불명확한 것이라 보이지는 않는다.
또한 처벌조항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으나, 이러한 형벌이 지나치게 가혹하다거나 전체 형벌체계상 현저히 균형을 잃은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처벌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 것이다.
이에 심판대상을 이 사건 조항만으로 국한하되, 그것이 합헌이라는 취지의 다수의견에 대하여 나는 심판대상을 이 사건 조항과 처벌조항 모두로 확장하되, 모두 합헌이라는 취지의 별개의견을 밝히는 바이다.

6. 재판관 주선회의 별개의견

나는 이 사건에서 심판의 대상으로 형사처벌 조항까지 포함시켜야 하고 그럴 경우 그 형사처벌 조항은 위헌이라고 생각한다.
이 사건 조항은 사용자로 하여금 단체교섭의 거부나 해태와 같은 특정 행위를 금지하고 있을 뿐이며 그 위반시의 처벌조항은 따로 있다. 이 사건 당해사건은 형사사건으로서 청구인은 이 사건 조항 위반으로 노조법 제90조의 벌칙규정에 따라 제1심 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자, 이에 항소하면서 이 사건 심판청구에 이른 것이다. 그렇다면 비록 청구인이 명시적으로 노조법 제90조 중 제81조 제3호 부분(이하 “처벌조항”이라 한다)을 심판대상으로 삼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에서 처벌조항의 위헌성을 다투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청구인이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다면 이 사건 조항을 다툴 이유가 없는 것이며, 처벌조항은 이 사건 조항과 필연적 연관관계에 있으므로 청구인이 착오로 이를 심판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하더라도 헌법재판소가 직권으로 이를 심판대상에 포함시켜야 마땅한 것이다.
나아가 처벌조항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헌법에 위반된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금지 또는 명령할 것인지 또한 어떠한 처벌을 가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국민의 대표기관인 입법부의 재량에 속한다. 그러나 범죄화는 개인의 자유에 중대한 제한을 가져오므로 형벌의 도입은 헌법상의 법치국가원칙에 입각하여, 중대한 사회적 유해행위에 대하여 법익을 보호하기 위한 다른 제재수단이 존재하지 않거나 실효성이 없는 경우여야 하며, 처벌범위에 있어서는 행위자의 책임에 상응할 것이 요청된다. 또한 형벌은 형법의 임무를 실현하는 데 실효성 있는 한도 안에서 과해져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조항의 준수를 확보하기 위하여 형사처벌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 볼 수 없고, 이미 다른 의무이행 확보수단이 마련되어 있는 것이다. 즉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로 인하여 권리를 침해당한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은 노동위원회에 그 구제를 신청할 수 있고(노조법 제82조), 노동위원회가 위 구제신청을 받은 때에는 지체 없이 필요한 조사와 관계당사자의 심문을 하여야 하며(동법 제83조), 심문이 종결되면 구제명령을 발하거나 구제신청을 기각한다(동법 제84조). 한편 동법 제86조에 의하면 구제명령의 효력은 중앙노동위원회에의 재심신청이나 행정소송의 제기에 의하여 정지되지 아니하나, 동법 제85조 제5항은 “사용자가 …… 행정소송을 제기한 경우에 관할법원은 중앙노동위원회의 신청에 의하여 결정으로써,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중앙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이행하도록 명할 수 있으며, 당사자의 신청에 의하여 또는 직권으로 그 결정을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 명령에 위반한 자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하도록 되어 있다(동법 제95조). 그러므로 확정되지 않은 구제명령이라도 그 효력이 담보될 수 있는 방법이 있고, 한편 확정된 구제명령을 위반한 자에 대해서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였다(동법 제89조 제2호).
따라서 이러한 구제명령 제도를 통하여 이 사건 조항의 입법목적은 충분히 달성될 수 있는 것이며 이와 별도로 형사처벌조항이 필요하다고 볼 수는 없다. 헌법재판소는 “행정형벌제도는 원칙적으로 행정명령에 대한 의무확보수단으로서 최후적·보충적인 것이어야 할 것”(헌재 1995. 3. 23. 92헌가14, 판례집 7-1, 307, 320)이라고 판시한 바 있다. 이미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 제도가 마련되어 있음에도 병렬적으로 처벌조항까지 둔 것은 지나친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또한 이러한 형사처벌제도는 이중처벌금지 원칙에 저촉될 우려가 있다.
헌법 제13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동일한 범죄에 대하여 거듭 처벌받지 아니한다.”고 하여 이른바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 조항 위반시, 노동위원회의 확정된 구제명령 및 행정소송에서 확정된 구제명령에 위반한 경우 노조법 제89조 제2호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비록 제89조와 처벌조항(제90조)은 형식상 구성요건은 달리 하지만, 그 실질에 있어서는 하나의 위반행위에 대하여 중복적인 처벌을 하는 것이라 볼 여지가 있다. 즉 사용자가 이 사건 조항을 위반했을 때, 이를 시정하라는 구제명령이 확정되었음에도 그러한 명령에 대해 아무런 이행을 하지 않는다면, 제89조와 제90조의 형사처벌이 병행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미국, 일본과 같은 외국의 입법례에서도 형사처벌 조항을 찾기 어려운바, 이는 이 사건 조항 위반과 같은 부당노동행위(unfair labor practice)에 대해서 형사처벌까지 과하는 것이 적당하지 않다고 본 것이라고 이해된다. 이는 두가지 측면에서 검토될 수 있다.
우선 단체교섭이나 단체협약체결은 사용자와 근로자간의 자율적 관계에 관한 문제라는 측면이다.
비록 우리 헌법이 단체교섭권을 보장함으로써, 근로자를 사용자와 “대등한 교섭주체”의 관계로 발전하게 하여 노사관계의 형성에 있어서 사회적 균형을 이루어 근로조건에 관한 노사간의 실질적인 자치를 보장하고자 하지만, 이러한 헌법의 과제는 근로자에게 단체교섭권을 포함한 근로3권이란 법적 권리를 부여함으로써 일차적으로 달성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그러한 권리의 침해가 있을 경우 그 구제수단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고, 이에는 단순한 민사법적인 구제수단 만으로는 불충분한 경우가 많아, 노사관계의 특수성에 기인한 행정적 구제제도 내지 행정질서벌과 같은 구제수단을 통하여 대응할 수 있을 것이지만, 형벌적인 제재방법까지 동원하여 노사관계의 한쪽 당사자인 사용자만을 대상으로 형사처벌까지 하는 것은 부적절한 것이다.
다음으로, “단체협약체결 기타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하는 행위”라는 구성요건은 노동위원회와 같은 전문성을 지닌 행정기관이 관련 상황을 종합하여 판단하기에는 적합한 행위 유형일 수 있지만, 형사처벌의 구성요건으로서는 매우 애매하고 추상적이라는 측면이다.
어떠한 경우가 “정당한 이유”에 해당되는지 쉽게 예견이 불가능하며, 법집행자의 자의를 초래할 위험성이 있다. 또한 “해태”라는 표현은 “게을리 하다”는 뜻으로서 통상 “기일의 해태”나 업무상 주의의무에 관련된 판례에서 사용되는 용어이지만, 단체교섭과 같은 특정한 유형의 행위에 관련하여서는 어떤 행위가 “게을리 하다”에 해당하는지 모호한 것이다. 그러므로 “정당한 이유”와 “해태”와 같은 용어들이 형사처벌조항의 구성요건으로서 적합한 것이라 보기 어렵다.
한편 이 사건 조항과 같은 부당노동행위 위반시의 처벌조항은 행정질서벌로 대체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행정제재의 수단으로서 형벌이 남용되고 있는 경향이 있다. 행정상의 의무이행확보라면 행정목적실현을 위한 것이므로 그 제재수단도 가능하다면 형벌이 아닌 행정질서벌 등의 수단이어야 할 것이다(위 92헌가14 결정, 판례집 7-1, 307, 320).
이 사건 조항 위반은 사용자가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 또는 해태하였다는 것인데, 이러한 사항은 그 자체가 반사회적, 반윤리적 표상을 갖는 것은 아니며, “공익을 침해할 고도의 개연성이 있는 행위”도 아니고, 근로3권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행정법규에 의하여 부과된 질서위반행위에 속한다고 보여진다.
더구나 이에 대해서는 위에서 본 것과 같이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제도가 마련되어 있고, 확정된 구제명령 위반시에는 처벌조항이 있으며, 확정되지 않은 구제명령의 경우, 긴급이행명령(노조법 제85조 제5항) 및 그 위반시 과태료 부과조항이 있는 것이다(동법 제95조).
그러므로 이 사건 조항 위반시 형사처벌조항을 두는 것은 행정질서 위반행위에 대하여 형벌입법권을 행사한 것으로서 형벌의 최후성, 보충성에 위반되는 것이며, 형벌 본래의 기능과 목적을 달성함에 있어 필요한 정도를 일탈함으로써 비례의 원칙에도 위배된다.
노사간의 자율적인 교섭행위에 관련된 사항에 대한 제재수단으로서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과 같은 행정명령 및 이러한 명령의 강제력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행정질서벌)를 통한 수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더하여 형사처벌조항을 둔 것은 형벌 본래의 기능과 목적에 필요한 정도를 일탈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더구나 처벌조항이 벌금형뿐만 아니라 징역형까지 규정한 것은, 앞서 본 구제명령제도 및 그 불이행시의 형사처벌제도를 고려할 때, 또 다른 측면에서 노사의 교섭행위에 있어서 사용자의 신체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이고, 이는 노사간의 자율적 협상을 오히려 타율적으로 강요하는 것이 되므로 입법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
이 사건 조항 위반시의 제재수단으로는 노동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구제절차를 통하여, 또 미비점이 있다면 그러한 구제절차제도의 재정비를 통하여 이루어지는 것으로 충분한 것이다.
대저 모든 법위반 현상에 대하여 가중된 처벌규정을 이중 삼중으로 마련함으로써 타파하려고 하는 것은 형벌법규과잉현상을 빚어내고 형벌의 실효성을 심히 저해함으로써 법집행자의 자의성을 조장하여 형사절차가 남용되고 왜곡될 뿐만 아니라 형사절차의 권위 또한 실추될 위험에 처하게 된다.



관여법관

재판관 윤영철(재판장), 한대현, 하경철, 김영일, 권성, 김효종(주심), 김경일, 송인준, 주선회

첨부파일  
이전글   건설산업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
이후글   근로자에 대한 부당하게 장기간인 대기발령의 효력